보건복지부가 2026년 4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5년 12월 처음 진행된 장기요양기관 지정갱신 심사에서 대상 기관 1만 5,386곳 가운데 1,489곳(9.7%)의 지정 효력이 만료됐습니다. 갱신을 신청하지 않은 곳이 1,326곳,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곳이 163곳이었습니다. 열 곳 중 한 곳이 장기요양기관 자격을 잃은 셈입니다.
그런데도 자격증을 막 딴 후배들의 방문요양센터 창업 문의는 끊이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도 2년 차 사회복지사 한 분이 사무실에 찾아와 "사무실 5평에 요양보호사 한 명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던데요"라고 물었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상당수가 딱 이 수준에서 멈춰 있습니다. 실제 기준을 지금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시설장 자격과 사무실 기준
방문요양센터 시설장은 사회복지사나 의료인, 또는 장기요양기관 등에서 요양보호사·간호조무사로 5년 이상 일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교육을 이수한 사람 등이 맡을 수 있습니다.(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9)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있으면 시설장 요건은 채워집니다. 다만 요건을 갖추는 일과 지정 심사를 통과하는 일 사이에는 꽤 먼 거리가 있습니다.
사무실은 시설 전용면적 16.5㎡ 이상이어야 하고, 법제처도 방문요양 시설이라면 이 기준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면적보다 중요한 것은 건물 용도입니다. 임대차 계약 전에 건축물대장을 떼어 용도와 위반건축물 여부를 확인하고, 해당 호실로 설치가 가능한지 관할 구청 담당 부서에 미리 문의해야 합니다. 어르신과 직원의 개인정보 서류를 보관해야 하니 잠금장치가 있는 문서보관함도 처음부터 갖춰 두는 편이 좋습니다.
요양보호사 1명으로는 시작할 수 없습니다
초년생들이 가장 많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인력 기준입니다. 방문요양 기관은 시설장 1명과 함께 요양보호사 15명 이상을 확보해야 하고, 그 가운데 일정 비율은 상근 인력이어야 합니다. 제도 초기 '3명 이상'이던 기준이 난립을 막기 위해 '15명 이상'으로 올라간 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르신이 한 분도 없는 상태에서 15명과 근로계약을 맺는 구조라, 개업 직후에는 대기 인력이 대부분입니다. 어르신이 생기는 대로 바로 연결할 수 있도록 인력별 거주 동네, 가능 요일, 가능 시간대를 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이 단계의 실무입니다.
2019년 이후 달라진 지정 심사
2019년 12월 12일 개정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시설과 인력만 맞추면 지자체가 사실상 신고제처럼 지정해 줬습니다. 지금은 지자체마다 노인복지·장기요양 전문가로 꾸린 지정 심사위원회가 신청자의 과거 행정처분 이력, 급여 제공 이력, 운영계획을 종합해 지정 여부를 결정합니다. 설치신고만으로 지정되던 재가 기관도 같은 심사 절차를 밟도록 바뀌었습니다.
운영계획서에는 담당 지역 어르신 현황, 인력 운용 방식, 예산 계획, 고충 처리 절차가 구체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대표자 대면 평가를 함께 진행하는 지자체도 있어 근로기준법과 장기요양 급여 기준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샘플 서식을 그대로 옮긴 계획서는 면접 질문 두세 개면 바로 드러납니다.
| 단계 | 주요 업무 | 확인 포인트 |
| 공간 확보 | 사무실 임차, 집기 구비 | 전용 16.5㎡ 이상 건축물 용도 확인 |
| 인력 확보 | 시설장 자격 확인 요양보호사 계약 |
요양보호사 15명 이상 상근 비율 충족 |
| 설치·지정 신청 | 설치신고, 지정 신청 | 운영계획서·예산서 심사위원회 대면 평가 |
| 운영 시작 | 수급자 상담, 급여 제공·청구 | 급여제공기록 관리 6년 뒤 갱신 심사 |
지정 이후에 더 자주 걸리는 일들
지정을 받고 문을 열면 처음 몇 달은 어르신 발굴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게 됩니다. 어르신들은 인터넷 검색보다 주변 소개로 센터를 고르는 경우가 많아, 동네 경로당과 노인복지관, 정형외과나 내과, 약국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편이 전단지를 무작정 돌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자녀 세대는 반대로 '장기요양등급 신청 방법' 같은 검색어로 정보를 찾습니다. 등급 신청 절차를 쉽게 풀어쓴 블로그 글 몇 편이 상담 전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어르신이 늘기 시작하면 그다음 과제는 기록 관리입니다. 요양보호사는 어르신 댁에 도착하고 떠날 때 서비스 시작과 종료를 전송하는데, 실제 서비스 시간과 전송 기록이 반복해서 어긋나면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지조사에서 부당청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때 고의가 없었다는 설명은 기록 앞에서 힘을 잃고, 결과는 환수와 업무정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본인부담금을 깎아 주거나 어르신 소개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한다"는 말을 듣더라도 개업 첫 달부터 선을 그어야 나중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정 유효기간이 6년이라는 점도 처음부터 염두에 둬야 합니다. 급여제공기록, 근로계약서, 회계 서류를 갱신 심사에 낼 서류라는 생각으로 매달 정리해 두면 현지조사가 나와도 당황할 일이 줄어듭니다. 급여 청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누리집을 통해 매달 이뤄지니, 청구 전 그달 기록과 근무표를 맞춰 보는 날을 매달 정해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Q1.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도 열 수 있나요?
A. 네, 개인도 시설장 자격과 시설·인력 기준을 갖추면 설치신고와 지정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정 심사 기준과 필요 서류는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니 관할 구청에 먼저 확인해 보세요.
Q2. 현장 경험 없이 바로 창업해도 될까요?
A. 사회복지사라면 시설장 자격에 별도 경력 요건은 없습니다. 하지만 심사위원회는 운영 역량을 보고, 청구와 인력 관리는 책으로 익히기 어려운 업무입니다. 기존 기관에서 1~2년 실무를 거친 뒤 도전하기를 권합니다.
복지인저널의 생각노트
센터 문을 여는 날, 달력에 6년 뒤 날짜를 하나 적어 두기를 권합니다. 그날 심사위원 앞에 내놓을 서류는 개업 첫날부터 쌓이기 시작합니다. 급여제공기록 한 장, 근로계약서 한 부가 모두 그날의 답지가 됩니다.
창업을 서두르는 후배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간판을 다는 날보다 6년 뒤 갱신 심사를 통과하는 날을 목표로 잡으라는 것입니다. 그 기준으로 준비하면 사무실을 고르는 눈도, 사람을 뽑는 기준도 달라집니다.
▶ 참고 : 보건복지부,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by 복지인 조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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