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을 찾은 보호자 한 분이 계약서 첫 장을 짚으며 이 금액은 왜 따로 청구되느냐고 물었습니다.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나라에서 다 해결해 주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첫 청구서를 받아 든 뒤에야 그 차이를 실감하는 보호자가 적지 않습니다. 30년 가까이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이 차이를 미리 알고 계약하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만족도가 크게 갈립니다.

청구서를 가르는 세 갈래, 급여와 비급여
요양시설 청구서는 법적으로 세 갈래로 나뉩니다.
| 구 분 | 부담 주체 | 상세 내용 |
| 공단부담금 | 건강보험공단 100% | 요양보호, 간호 등 급여 서비스 비용 |
| 본인일부부담금 | 이용자 20% (경감대상 8~12%) | 급여 서비스 중 법적 본인 부담금 |
| 전액본인부담(비급여) | 이용자 100% | 식재료비, 상급침실료, 이미용비 등 |
매달 실제로 체감하는 총비용은 본인일부부담금 20%보다, 보험이 전혀 닿지 않는 비급여 비용의 크기에 따라 갈립니다. 같은 3등급이라도 비급여 항목을 얼마나 이용하느냐에 따라 한 달 총액이 수십만 원 차이 나는 경우를 현장에서 자주 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어르신은 급여 항목 본인부담금이 면제·경감되지만, 비급여 항목은 예외 없이 전액 본인이 부담합니다. 이 구분은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급여 항목 본인부담금 관련 문의는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에서 받고 있습니다. 본인이 경감 대상에 해당하는지도 이곳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행규칙 제14조가 정한 비급여 항목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시행규칙 제14조는 비급여의 범위를 식사재료비, 상급침실 이용에 따른 추가비용, 이·미용비, 그 밖에 일상생활에 통상 필요한 비용으로 정했습니다. 시설이 아무 항목이나 붙여서 청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식사재료비는 비급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식사는 요양 서비스가 아닌 개인 일상생활비로 분류되어 전액 본인 부담이며, 한 끼 단가에 하루 세끼, 한 달 약 90끼를 곱해 청구됩니다. 단가는 시설마다 다르고 반찬 구성이나 특식 여부에 따라서도 달라지므로, 계약 전 견적서에 끼당 단가가 명시돼 있는지부터 살펴보셔야 합니다.
상급침실료는 본인 선택으로 1인실이나 2인실을 이용할 때 발생합니다. 기본 다인실 요금은 급여에 포함되므로, 실제 청구되는 금액은 다인실 요금과의 차액만큼입니다. 같은 2인실이라도 시설의 위치나 등급에 따라 하루 차액이 꽤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미용비는 이발과 미용 서비스에 드는 실비이며, 간식비나 경관영양 유동식비 같은 항목도 비급여로 분류되어 실비로 수납됩니다. 경관영양 유동식비는 연하곤란 등으로 특수 식이가 필요한 경우에 한해 발생하므로, 모든 이용자에게 해당하는 항목은 아닙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의료급여 수급권자라도 이 비급여 항목만큼은 전액 본인부담입니다. 가족 여럿이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면, 청구서를 각자 앞으로 나눠 발행할 수 있는지도 계약 전에 시설 측에 물어보세요.
발품 없이 시설별 비급여 비교하는 법
식재료비와 상급침실료는 시설마다 자율적으로 책정되어 금액 차이가 작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장기요양기관은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에 비급여 비용을 공시할 법적 의무가 있고, 위반 시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longtermcare.or.kr)에 후보 시설 이름이나 지역명을 넣으면 공시된 한 끼당 식재료비와 상급침실 1일 금액이 나옵니다. 이 수치로 월 예상 비급여 총액을 먼저 계산해 두고, 상담 자리에서 그 숫자를 토대로 실제 안내 금액과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공시 금액과 현장 안내 금액이 어긋난다면 그 자체로 기관의 운영 투명성을 가늠하는 단서가 됩니다. 같은 등급, 같은 지역 시설 두세 곳만 비교해도 생각보다 차이가 크다는 걸 확인하게 됩니다.
부당 청구가 의심될 때 확인하는 절차
시행규칙이 정한 항목 외에 입소보증금 같은 명목으로 별도 비용을 청구하는 건 위법입니다. 시설은 계약 시 비급여 대상과 항목별 비용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서를 받을 의무가 있답니다.
이미 낸 비용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본인부담금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과다 징수가 확인되면 시설이 즉시 환급하고, 시설이 거부할 경우 공단이 급여비용에서 공제해 수급자에게 직접 지급합니다. 확인 요청은 공단 지사 방문이나 전화 상담으로 할 수 있으며, 청구 내역이 의심스럽다면 비용 명세서를 미리 보관해 둡시다.
복지인저널의 생각노트
현행 제도에서 식사는 생활비로 분류되어 비급여입니다. 현장을 오래 지켜본 입장에서는 어르신의 한 끼가 단순한 식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저는 좋은 시설을 가늠하는 기준은 비용의 높낮이보다, 식재료비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기초생활수급자인데 식비도 감면되나요?
A. 본인부담금 면제·경감은 급여 항목만 적용됩니다. 식재료비·상급침실료 같은 비급여는 수급자도 전액 본인이 부담합니다.
Q2. 시설 사정으로 1인실에 배정됐는데 상급침실료를 내야 하나요?
A. 상급침실료는 본인이 선택했을 때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시설 사정으로 배정됐다면 계약 전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에 문의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합니다.
Q3. 계약 시 비급여 항목을 설명받지 못했습니다.
A. 장기요양기관은 계약 시 비급여 항목과 비용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서를 받아야 합니다. 설명 없이 청구됐다면 명세서를 확보한 뒤 공단(1577-1000)에 확인을 요청하면 됩니다. 동의서 사본은 이후 분쟁이 생겼을 때 근거 자료가 되므로 따로 챙겨 두시면 좋습니다.
요양시설 비용의 실제 변수는 본인부담금보다 비급여 쪽에 있습니다.
식재료비와 상급침실료가 전액 본인 부담이라는 점,
기초생활수급자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
시설별 금액은 계약 전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
이 세 가지만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짚어 두시기 바랍니다.
▶ 참고 :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가법령정보센터
by 복지인 조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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