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방문을 나간 생활지원사에게서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어르신 댁 신발장 위에 대부업체 우편물이 뜯지도 않은 채 쌓여 있다는 겁니다. 휴대폰이 울리면 어르신이 화면을 엎어 놓으신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자녀에게는 말하지 말아 줘." 그날 어르신이 처음 꺼낸 말이었습니다.
금융사기 피해는 이렇게 한참 지난 뒤에야 드러나는 일이 많습니다. 신고는 어디에 하는지, 이미 생긴 빚은 어떻게 하는지 어르신 혼자 알아보기엔 벅찬 일들입니다. 서울시복지재단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2026년 6월 본격 시행을 밝힌 금융취약 어르신 맞춤형 지원 사업은 이 과정을 한 창구에서 맡아 줍니다. 신고 준비와 빚 정리를 기관마다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사기 피해가 빚으로 번지는 과정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는 이번 사업을 알리면서 고령층 대상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자녀인 척 휴대폰이 고장 났다며 급히 돈을 부탁하는 문자, 검찰이나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전화가 대표적입니다. 문자 링크를 누르거나 전화 속 목소리를 믿었다가 피해를 입고, 그다음에 뭘 해야 할지 몰라 시간을 흘려보내기 일쑤입니다.
피해 뒤에는 빚이 따라붙곤 합니다. 잃은 돈을 메우려고 카드론을 쓰고, 카드론을 막으려고 대부업체 문을 두드리는 식입니다. 저희 기관에서 금융 문제로 외부 상담을 연계했던 어르신들도 사기 피해와 빚 문제가 한데 엉켜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초고령사회 대응 종합계획인 9988 서울프로젝트에 포함돼 있습니다. 센터는 2026년 3월 금융위원회와 불법사금융 피해자 지원 업무협약(MOU)도 맺었습니다.
60세 이상 어르신이 받을 수 있는 지원 5가지
대상은 서울에 사는 60세 이상 금융취약 어르신입니다. 사기 피해를 입었거나, 그 때문에 빚이 감당 못 할 만큼 커진 분들이 중심입니다.
| 지원 분야 | 주요 내용 |
| 금융사기 피해 | 초기 대응 절차 안내 경찰 신고 준비 지원 |
| 불법사금융 피해 | 전담자 지정 추심 중단 등 초동 조치 |
| 수사기관 연계 |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경제수사과 패스트트랙 |
| 채무조정 ·법률 | 파산·면책 등 공적 채무조정 법률 지원 연계 |
| 재정건강 멘토링 | 1:1 재정 진단보고서 생활 지출 관리 상담 |
저는 이 가운데 불법사금융 전담자 지정이 가장 반가웠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추심 전화가 오는 집에서는 상환 계획 얘기가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일단 전화가 멈춰야 어르신도 다음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생깁니다.
재정건강 멘토링은 빚을 정리한 뒤를 위한 지원입니다. 생활비 흐름이 예전 그대로면 같은 일이 되풀이되기 쉽습니다. 기초연금 들어오는 날과 공과금 빠지는 날만 달력에 같이 적어 봐도 한 달 살림이 달리 보입니다.
전화 상담부터 탑골공원 현장 상담까지
어르신 전담센터는 동작구에 있는 중앙센터입니다. 온라인 신청 같은 절차 없이 전화로 사정을 먼저 말씀하시면 됩니다. 통화할 때 받은 문자나 대출 안내문을 옆에 두면 설명이 훨씬 쉽습니다. 은행 이름과 대출받은 곳을 종이에 미리 적어 두면 더 좋습니다.
| 이용 방식 | 장소·연락처 | 운영 시간 |
| 전담 상담전화 | 02-711-6560~1 | 평일 10시~17시 |
| 방문 상담 | 동작구 중앙센터 | 전화 문의 후 방문 |
| 찾아가는 상담 | 탑골공원 북문 인근 복지정보센터 |
매월 둘째·넷째 주 월요일 |
탑골공원 현장 상담은 서울노인복지센터와 함께 2026년 4월부터 열리고 있습니다. 사기 피해 상담뿐 아니라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지, 개인파산·면책은 어떻게 하는지도 그 자리에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종로 일대는 평소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 센터까지 가기 부담스러운 분들이 들르기 좋습니다. 어르신이 직접 전화하기 어려우면 가족이나 담당 사회복지사가 대신 걸어도 됩니다.
돈을 보낸 직후라면 112부터
센터도 신고 준비를 돕지만, 송금한 지 얼마 안 됐다면 돈이 사기 계좌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묶어 둬야 합니다. 지급정지가 걸리면 그 계좌에 남은 돈은 인출되지 않고, 이후 피해구제 절차를 거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은행에 연락할지 헷갈리면 금융감독원 1332에 물어봐도 됩니다.
| 시점 | 해야 할 일 |
| 즉시 | 112 신고 또는 송금 은행에 지급정지 요청 |
| 이어서 | 경찰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 발급 |
| 서류 준비 후 | 송금 은행에 피해구제 신청 |
| 이후 | 센터 상담으로 빚 ·추심 정리 |
어르신들은 창피해서 하루 이틀 혼자 속을 끓이다 뒤늦게 말씀하시곤 합니다. 지급정지는 빠를수록 의미가 있으니, 방문 때 평소와 다른 기색이 보이면 조심스럽게 여쭤봐 주세요.
6,100만 원 빚에서 파산면책 접수까지
센터가 공개한 사례가 있습니다. 2026년 4월, 기초생활수급자인 70세 A씨가 센터를 찾았습니다. 불법 다단계 사기를 당한 뒤 떠안은 빚이 약 6,100만 원이었습니다.
센터는 경찰 신고 절차를 안내하고 부채증명서 발급과 개인 파산·면책 신청을 도왔습니다. 우체국 공익재단 적금도 소개해 적은 돈이나마 다시 모으도록 했습니다. A씨는 5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면책 사건을 접수했고, 불법추심에서도 벗어났습니다.
4월에 센터를 찾아 5월에 법원 접수까지 간 셈입니다. 수급자 어르신이 혼자 서류를 챙기고 절차를 알아봤다면 몇 달은 걸렸을 겁니다. 부채증명서만 해도 빚을 진 곳마다 따로 떼어야 합니다. A씨는 센터 덕분에 걱정을 크게 덜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사는 어르신도 이용할 수 있나요?
A. 서울시 사업이라 서울 거주 어르신이 대상입니다. 다른 지역이라면 서민금융진흥원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나 거주지 지자체의 금융복지 상담 창구를 먼저 알아보세요. 서민금융콜센터 1397에 전화하면 가까운 센터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Q2. 피해를 입은 지 오래됐어도 상담이 되나요?
A. 됩니다. 사기 피해 뒤 쌓인 빚을 파산·면책 같은 채무조정 절차로 정리할 수 있는지 상담에서 따져 볼 수 있습니다. 몇 해가 지났다고 미리 포기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Q3. 사기인지 확실하지 않아도 전화해도 되나요?
A. 의심스러울 때 바로 전화하는 편이 낫습니다.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사이 추가 송금이나 새 대출로 번지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복지인저널의 생각노트
재가 현장에서는 가족보다 방문 인력이 먼저 낌새를 알아채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일주일에도 여러 번 같은 집에 드나들다 보면 뜯지 않은 우편물이나 부쩍 잦아진 전화가 눈에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알아챈 뒤가 더 어렵습니다. 어르신은 숨기고 싶어 하시고, 방문하는 쪽은 어디까지 물어도 되는지 망설입니다. 그래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을 때 누구에게 보고하고 어디로 연결할지 기관 안에서 미리 정해 두자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방문하는 사람이 혼자 판단을 짊어지지 않습니다. 센터 번호는 비상연락망 옆에 적어 두시면 됩니다.
▶ 참고 :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서울시복지재단
by 복지인 조병기
'메인 > 복지제도&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재가노인지원서비스 대상·신청방법, 등급 탈락 후 돌봄 (0) | 2026.10.12 |
|---|---|
| 노인맞춤돌봄과 재가노인지원서비스 차이, 현장에서 본 선택 기준 (0) | 2026.10.05 |
| 2026 치매검사 비용 지원, 최대 15만원 받는 순서 (0) | 2026.09.30 |
| 요양원 비급여 총정리, 식재료비·상급침실료가 전액 본인부담인 이유 (0) | 2026.09.25 |
| 빚이 있어도 받을 수 있는 생계급여부터 채무조정까지 (0) | 2026.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