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방문한 독거 어르신 댁 현관에는 동그란 AI 스피커 하나가 새로 놓여 있었습니다. "밥 먹었냐~~~"라고 물으면 대답을 하고, 하루 한 번은 먼저 말을 걸어 안부를 확인한다고 합니다. 말동무 삼아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두시던 예전과 비교하면, 집 안 공기가 한결 덜 적적해 보였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을 장면이 이제는 방문 상담 때 흔히 마주치는 풍경이 됐습니다.
정부는 초고령사회 진입과 복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술을 복지 현장 곳곳에 들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4월 'AI 돌봄 기술 전주기 지원' 전략을 발표했고, 상반기 중 'AI 복지·돌봄 로드맵'을 통해 스마트 홈과 시설형 스마트 케어 체계를 함께 갖추겠다고 밝혔습니다.
AI 스피커와 돌봄 로봇, 이미 현장에 들어와 있습니다.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AI 돌봄 로봇과 스피커는 더 이상 시범 사업 수준이 아닙니다. 안부를 확인하고 위급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치매 예방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비대면 돌봄을 상시로 수행합니다.
| 항목 | 내용 |
| AI 돌봄로봇 | 복약 시각 안내, 인지 재활 훈련, 생체 신호 이상 감지 시 관제센터·보호자 자동 연계 |
| AI 스피커 | 독거노인 대상 보급 확대, 말벗 역할과 치매 예방 콘텐츠 제공 |
| 복지 상담 챗봇 | 제도 안내·신청 절차 초기 상담을 24시간 처리(서울시 '서울톡' 등) |
| 위기가구 발굴 시스템 | 건강·전력·통신 데이터 연계로 위기 징후 사전 포착 |
보건복지부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와 함께 AI 스피커와 돌봄 앱을 전국 지자체로 넓혀가고 있고, 복지 상담 챗봇과 'AI 복지콜' 같은 선제 상담 체계로 단순 반복 민원을 줄이는 중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어르신들이 기계에 말을 거는 걸 어색해하실 것 같지만, 의외로 며칠만 지나면 익숙해지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기가구를 먼저 찾아내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복지 담당자가 신청서와 제한된 서류만으로 대상자의 상황을 파악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건강·전력·통신 데이터를 연계해 만성질환자나 1인 가구의 위험 신호를 미리 포착하고, 소득이나 가구 구성 변화를 감지해 받을 수 있는 급여를 먼저 안내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AI 기반 위기가구 예측 모델을 도입해 연계 데이터를 넓히고 발굴 정확도를 끌어올리는 중입니다.
기기를 다루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보완책도 같이 갑니다.
스마트폰이나 키오스크, AI 기기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서비스 소외 우려가 계속 제기되어 왔습니다. 정부는 디지털 배움터 운영과 AI 접근성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이 격차를 메우려 하고 있고, 무엇보다 대면 상담 창구와 방문 돌봄은 AI 도입과 별개로 계속 병행됩니다. 현장에서 보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져도 결국 마지막 판단은 사람이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지사의 일을 없애기보다는 시간을 벌어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AI가 복지 공무원과 사회복지사의 자리를 대신할 거라는 걱정도 있지만, 실제로는 단순 반복 업무를 덜어주는 역할에 더 가깝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AI 상담 챗봇 '서울톡'처럼 초기 상담을 기계가 처리하면, 복지사는 위기 상황에 놓인 대상자에게 더 집중할 시간을 확보하게 됩니다. 행정 서류에 쓰던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심층 상담이나 사례 관리에 쓸 시간이 늘어난다는 게 현장의 체감입니다.
해외에서도 방향은 비슷합니다. 일본은 초고령사회 대응 국가 전략으로 'AI 로보틱스 전략'을 세워 간병 지원용 로봇 개발을 밀고 있고, 영국은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중심으로 AI를 활용해 복지 급여 부정수급을 걸러내고 위기 가구를 먼저 찾아내는 데 쓰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노인 돌봄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미리 분석해, 방문 간호가 필요한 시점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알려져 있습니다. 나라마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사람이 손을 대야 할 곳에 시간을 더 쓰기 위해 기계를 쓴다는 목적은 같습니다.
이런 흐름을 현장에서 체감하려면 거창한 준비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담당 지역에 AI 스피커나 돌봄 로봇 보급 사업이 들어와 있는지, 행정복지센터나 시군구 복지정책과에 한 번 물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지자체마다 예산과 도입 시기가 달라서, 옆 동네에는 있는데 우리 동네에는 아직 없는 경우도 흔합니다.
AI가 복지 현장의 모든 문제를 풀어주지는 않습니다. 개인정보 보호나 디지털 격차처럼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있습니다. 다만 문 앞의 AI 스피커 하나가 어르신의 하루 안부를 대신 확인 해주는 지금의 변화는, 적어도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향으로는 분명히 가고 있습니다.
자주하는 질문
Q1. AI가 다루는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되나요.
A.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암호화 처리되며, 서비스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 접근 권한을 두고 관리됩니다.
Q2. AI 서비스가 늘면 기존 방문 돌봄이나 대면 상담은 줄어드나요.
A. 아닙니다. AI는 단순 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이고, 대면 상담 창구와 방문 돌봄은 그대로 병행됩니다.
by 복지인 조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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