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는 2026년 97만 명에서 2030년 121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보건복지부가 올해 2월 확정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의 추계입니다.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가족도 많아집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날 보호자분들은 대부분 약 처방전 한 장만 들고 진료를 마칩니다. 검사와 약값 지원은 앞선 치매검사 비용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그다음 단계를 정리합니다. 진단 이후 가족이 신청할 수 있는 지원은 생각보다 여러 갈래입니다.

혼자 버티는 가족이 먼저 무너집니다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8년째 홀로 모시던 따님이 있었습니다. 처음 두 해는 목욕과 식사를 다 챙겼지만, 밤낮이 바뀐 아버지 곁을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언성을 높이는 날이 늘었다고 했습니다. 상담 자리에서 그분이 처음 꺼낸 말은 이제 저도 숨을 못 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몇 년 동안 집 문을 두드린 바깥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지원을 늦게 찾는 이유는 대개 비슷합니다. 아직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생각, 남에게 부모님 모습을 보이기 싫은 마음입니다. 보호자가 밤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기 시작했다면, 그때가 바깥 도움을 부를 때입니다.
장기요양등급부터 신청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에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는 것입니다. 걷고 먹는 데 큰 불편이 없으면 등급이 안 나올 거라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치매 진단을 받았다면 신체 기능이 괜찮아도 인지지원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단 직원이 집에 와서 조사하는 날에는 어르신이 평소보다 또렷하게 대답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낯선 사람 앞에서 애써 괜찮은 모습을 보이시는 겁니다. 밤에 몇 번 깨시는지, 가스불을 켜 둔 채 잊으신 일이 있는지, 길을 잃으신 적이 있는지를 날짜와 함께 메모해 두었다가 조사 때 보여 드리세요.
인지지원등급을 받으면 주야간보호센터에 다닐 수 있습니다. 낮 동안 어르신은 센터에서 인지 활동을 하시고, 가족은 출근하거나 잠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제5차 계획에는 인지지원등급자의 주야간보호 이용 한도를 늘리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센터를 고를 때는 집 앞까지 차량이 오는지, 치매 어르신만 따로 모시는 치매전담실이 있는지를 먼저 보세요. 첫 주에는 어르신이 가기 싫다고 하시는 일이 흔하니, 한두 주는 짧은 시간으로 시작해 익숙해지시도록 하세요.
가족이 쉬는 날을 만드는 가족휴가제
장기요양 가족휴가제는 돌보는 가족이 며칠 손을 놓을 수 있게 만든 제도입니다. 1, 2등급 수급자 가족과, 3등급 이하 중 치매가 있는 어르신의 가족이 대상입니다. 인지지원등급도 포함됩니다.
| 방식 | 내용 | 2026년 기준 |
| 단기보호 | 시설에서 숙박 돌봄 | 연 12일 |
| 종일방문요양 | 요양보호사가 집으로 1회 12시간 |
연 24회 |
국민건강보험공단 안내에 따르면 2026년부터 단기보호는 연 11일에서 12일로, 종일방문요양은 연 22회에서 24회로 늘었습니다. 월 한도액과 별도로 쓰는 것이라 평소 받던 서비스가 줄지 않습니다. 명절이나 가족 병원 일정처럼 날짜가 정해진 일이 있다면 두세 주 전에 기관 자리부터 확인해 두세요. 단기보호가 처음이라면 낯선 곳에서 밤을 보내는 게 어르신께 큰일이라, 하루 이틀 짧게 먼저 써 보고 늘리는 편이 탈이 적습니다.
치매안심센터와 실종 대비
주소지 치매안심센터는 진단 이후에도 계속 이용하는 곳입니다. 헤아림 가족교실처럼 보호자가 치매 증상과 대처법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고, 같은 처지의 가족이 모이는 자조모임도 열립니다. 센터 쉼터 프로그램과 주야간보호를 함께 쓰지 못하던 제한도 제5차 계획에서 풀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연락할지 모르겠다면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에서 관할 센터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실종은 미리 대비할수록 찾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가까운 경찰서에서 지문과 사진, 보호자 연락처를 미리 등록해 두고, 치매안심센터에서 옷에 붙이는 배회 인식표를 받아 두세요. 등록 사진은 최근 얼굴로, 머리 모양이 크게 바뀌면 다시 바꿔 두는 게 좋습니다. 위치를 확인하는 배회감지기는 지자체나 센터마다 보급 방식이 달라 센터에 먼저 물어보세요.
돌볼 가족이 없거나 판단이 어려울 때
혼자 사시는 치매 어르신은 통장 관리나 병원 동의처럼 중요한 결정을 대신해 줄 사람이 없어 막히는 일이 많습니다. 가족과 연락이 끊겼거나, 가족이 있어도 도울 형편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치매안심센터에 공공후견을 문의하세요. 후견인은 가정법원 결정을 거쳐 정해지고, 필요한 범위의 일만 맡습니다. 정부는 공공후견인 지원 인원을 2026년 초 256명에서 2030년 1,900명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재산 관리에도 새로 생긴 길이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치매 어르신의 재산을 신탁 방식으로 맡아 관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가 2026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됐습니다. 올해는 기초연금 수급자 750명을 먼저 지원하고 2028년 본사업으로 넓힐 예정입니다.
| 지원 | 문의처 |
| 장기요양등급 가족휴가제 | 국민건강보험공단 (1577-1000) |
| 가족교실 및 배회 인식표 | 주소지 치매안심센터 |
| 지문 사전등록 | 가까운 경찰서 |
| 공공후견 | 치매안심센터 |
자주 묻는 질문
Q1. 장기요양등급 신청에서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 끝인가요?
A. 인지지원등급은 치매 진단이 확인돼야 받을 수 있으니, 신청할 때 진단서나 진료 기록을 빠뜨리지 마세요. 그래도 등급이 나오지 않았고 기초연금을 받는 어르신이라면 노인맞춤돌봄서비스로 생활지원사의 안부 확인과 생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Q2. 가족휴가제를 쓰면 비용이 따로 드나요?
A. 장기요양 본인부담률에 따라 비용 일부를 냅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본인부담이 없고 감경 대상은 부담이 줄어드니, 이용 기관에 하루 금액을 미리 물어보세요. 종일방문요양은 밤이나 공휴일에 쓰면 가산금이 붙는다는 점도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복지인저널의 생각노트
치매 가족과 돌봄 계획을 짤 때 저희는 달력부터 펼칩니다. 보통은 어르신의 센터 가는 날, 병원 가는 날부터 채우십니다. 저희는 그 전에 보호자가 쉬는 날을 먼저 적어 달라고 부탁드립니다. 한 달에 하루라도 비워 둔 날이 있으면 남은 스물아홉 날을 버티는 힘이 달라집니다. 가족휴가제든 주야간보호든, 그 하루를 만들기 위해 쓰는 제도라고 생각하시면 신청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 참고 : 보건복지부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 2026년 2월 확정), 국민건강보험공단 2026년 달라지는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 제도
by 복지인 조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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